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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쓰는 일기

20201225

homeless 2020. 12. 25. 21:34

어제는 혼자서 과자파티를 했다. 평소 찾지도 않던 빈츠를 1+1으로 두 상자를 사서 잔뜩 까먹고, 스윙칩도 하나 먹고, 팝콘도 먹었다. 그리고 이불을 꺼내 거실 소파로 나가서 잠을 잤다. 그러고보니 어젠 일기도 안 썼네.

소파에 누워 옛날 영화들을 봤다. 로보캅, 다이하드2, 모두들 아는 영화지만 난 사실 처음 봤다. 

올레티비 무료영화도 한 편 봤다. 마이 리틀 자이언트. 별 감흥은 없었다. 

오늘은 뭘 했지? 좀 느즈막히까지 누워있었다. 옹이 밥을 주고, 화장실을 치우고, 낚시놀이를 좀 해주고. 설거지를 하고.

12시가 넘어서 도넛과 커피를 마시고, 바운딩 작업을 좀 하다가 낮잠을 자고, 다시 바운딩을 하다가, 옹이 사냥놀이 해주고, 발이 너무 시려서 족욕을 좀 한 김에 세수도 하고 씻었다. 

힘 내고 싶지 않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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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현재의 행복을 포기한다면 우리의 삶은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태도는 모든 선택에서 과정과 결과를 즐기기보다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수동적인 자세에 불과하다. 소심한 당신은 안전하게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는 자신에게 어떤 기쁨이나 슬픔도 허락하지 않은 '진공의 삶'을 제공할 뿐이다. 

 인생은 우리가 어떤 종류의 선택을 하든 '똑같은 무게감'으로 책임을 지도록 흘러간다. 

 

"이렇게 아늑한 공간에서 마음 맞는 사람끼리 밥 한 끼 먹는 것, 행복이 주는 기쁨은 딱 이 정도 사이즈예요. 뭐가 더 있을 것 같죠? 사람들은 행복이라고 하면 이것보다 더 큰 기쁨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인생에서 그런 행복이 얼마나 있겠어요?" (...) 살면서 맑은 날만 계속되기를 바란다면 그야말로 욕심쟁이다. 살다보면 비도 오고 천둥도 친다. 운 좋게 비를 피했다면 감사하면 되고 비를 맞았다면 맑은 날이 올 거라고 믿으면 된다. 무조건적인 긍정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좋은 일이 내 것이듯, 나쁜 일도 내 것이라는 '공정한 수용'이 필요함을 말하는 것이다. 행복은 '날마다 화창'이 아니라 '가끔 갬'에 있다는 사실만 알아도 우리가 겪는 불행의 크기를 줄일 수 있다. 

 

- 김현정, <나도 한번쯤은 정신과 상담을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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